모금의 안과 밖, 그리고 사이 (2024)

한재광, 김향지, 우승훈. 모금의 안과 밖, 그리고 사이: 한국 국제개발협력 NGO의 TV 모금 캠페인 연구. 발전대안 피다. 2024.

시민사회단체는 모금 캠페인을 통해 자원을 모으고 시민과 소통한다. 이들 단체가 내보내는 메시지는 시민사회가 연대하고자 하는 다양한 주체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모금 캠페인은 단체 운영을 위한 자금 조달의 수단일 뿐 아니라 시민 인식 변화를 위한 활동이자 현장이다. 주로 국외의 시민들을 조력하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도 모금 캠페인은 중요한 활동이지만, 오랜기간 ‘빈곤포르노’라는 비판에 특히 많이 노출되었다.

‘빈곤포르노’는 가난한 사람을 앞세운 모금 캠페인이 빈곤을 줄이거나 가난한 이들의 인간다운 삶을 돕기보다는, 빈곤을 비참함과 자선의 대상으로 고착시켜 수익을 얻는 것으로,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단체의 모금 캠페인의 ‘빈곤포르노’ 논란은 201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이어졌고, 2022년 김건희 씨가 캄보디아에서 찍은 사진으로 촉발된 논란 등으로 ‘빈곤포르노’에 대한 시민의 문제의식은 여느때보다도 높아졌지만, 비판하는 쪽과 비판받는 쪽 사이의 소통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채 논란만 반복되었다. 비판하는 쪽은 빈곤 당사자의 비참한 모습을 자극적으로 활용하는 캠페인을 ‘포르노’라고 명명하며 강력하게 비판하지만, 단체들은 자극적 이미지를 활용한 방식을 통해 더 많은 모금액을 모을 수 있다는 경험적 인식을 가지고 ‘빈곤포르노’라고 불릴만한 캠페인을 반복한다.

이러한 단절 사이에서 발전대안 피다는 대안은 무엇인지, 누구에게 어떻게 필요한 설득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모금 캠페인의 내용 뿐 아니라 제작 과정에 참여하는 촬영 대상(수혜자, 빈곤 당사자), 단체 실무자, 광고 제작사 관계자 등이 맺는 관계를 조사하여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으로 나아갈 구체적 기반을 제시했다.

특히 연구진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기존 논의에서 부재했던 새로운 관점과 방법을 제시하기 위하여 모금 광고의 분석 체계를 제시하고 70여편의 TV 모금 광고를 분석하며 모금 광고의 편향된 내용 구성을 통계와 함께 지적하고, 각 단체의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빈곤 당사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행하는 개별적 노력을 가이드라인 수립의 가능성으로 봄으로써 이들을 ‘빈곤포르노’의 공범으로 배제하기보다는 대안 생산의 주체로써 논의에 초대했으며, 각 단체가 모금 캠페인에 대한 시민 반응에 민감하다는 점에 착안하여 모금 캠페인을 접하는 시민들이 인권침해 요소가 있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단체에 연락해 항의하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민원을 제기하는 등의 방법을 제안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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