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린 APEC 뉴스를 들으며 한국 대통령을 포함해 온 세상이 트럼프와 자본가들을 위해 돌아가는 것만 같아 우울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미국에서 좋은 소식이 들렸다. 사실 미국 국내 뉴스는 잘 찾아보지 않아서 뉴욕 선거에서 흥미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도 몰랐는데, 우간다에서 태어난 인도계 미국인이자, 민주적 사회주의자, 그리고 무슬림인 조란 콰메 맘다니(Zohran Kwame Mamdani)가 뉴욕 시장에 당선되었다는 소식이 한국 언론과 인터넷에서도 많이 회자되면서 이 기분 좋은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소식을 처음 듣고선 맘다니라는 이름이 익숙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트위터의 누군가가 조란 맘다니가 인도계 우간다인 학자인 마흐무드 맘다니(Mahmood Mamdani)의 아들이라는 이야길 써놔서 그 사실을 알게되었고, 그렇게 조란 맘다니에 대해 더 알아보다가 그의 어머니는 심지어 미라 나이어(Mira Nair)라는 것도 알게되면서 그의 당선 소식으로 인한 기쁨이 두배 세배로 커졌다.

미라 나이어는 1970년대 우간다의 악명 높은 독재자 이디 아민 다다(Idi Amin Dada)의 아시아인 추방 정책으로 우간다를 떠나 미국 미시시피로 이주한 인도계 우간다인 가족이 미국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동체와 조우하면서 생긴 일을 다룬 <미시시피 마살라 Mississippi Masala>와 우간다의 슬럼가인 카트웨에서 탄생한 여성 체스 선수 이야기를 다룬 <퀸 오브 카트웨 Queen of Katwe>의 감독이다. 그리고 마흐무드 맘다니는 우간다 출신으로 한때 탄자니아 다레살람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던 정치학자이자 탈식민 연구자로 한국에 번역된 책으로는 <규정과 지배: 원주민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Define and Rule: Native as Political Identity>가 있다. 조란 맘다니의 중간 이름인 콰메(Kwame)는 심지어 가나의 초대 대통령이자 범아프리카주의자인 콰메 은크루마(Kwame Nkrumah)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혐오와 불평등, 극단적 자본주의가 활개치는 미국, 그것도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에서 소수자의 삶과 평등, 자본가에 대한 통제를 외치는 시장이 탄생했다. 그리고 그 시장의 뿌리가 우간다를 비롯한 남반구 공동체와 탈식민주의에 있다는 점은 앞으로의 더 큰 변화의 바람 또한 남반구에서 불어올 것임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