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es

  • 국제개발협력은 운동이 될 수 있을까(1) 2026년 5월 – 한베평화재단, 사단법인 아디, 정의기억연대, 그리고 스리랑카 농민 연대

    국제개발협력은 운동이 될 수 있을까? 한국을 포함한 북반구 전문가가 남반구 사회의 문제를 기술적으로 고치는 사업을 벌이는 것을 넘어, 서로 배우고 연대하며, 권력과 자본을 가진 이들의 억압에 저항하고 구조적 차별과 배제, 폭력의 근원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운동이 될 수 있을까? 국제개발협력과 글로벌 연대 운동의 경계에 있는 실천을 기록하며 그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1. 한베평화재단 – 전쟁의 기억부터 시작하는 평화운동베트남 전쟁에 대한 사죄와 성찰을 통해 평화로 나아가기 위해 2016년 설립한 한베평화재단은 아카이브·학술 연구, 베트남 한국군의 전쟁범죄 진상규명, 피해 마을 공동체 지원사업, 피해 지역 청소년 장학사업, 평화교육, 평화기행, 평화연대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2025년 한베평화재단 화동보고서 “호아스 꽃이 피었습니다”: https://kovietpeace.org/notification/?q=YToxOntzOjEyOiJrZXl3b3JkX3R5cGUiO3M6MzoiYWxsIjt9&bmode=view&idx=171164341&t=board) 한베평화재단의 진상규명 활동 중에는…

  • 탄자니아 정부 조사위원회, 2025년 선거 사망자 수 발표

    작년 10월, 사미아 술루후 대통령이 87% 투표율에 98% 득표라는 믿을 수 없는 결과로 재선에 성공했다. 주요 야당 후보가 수감되거나 후보 등록이 거부된 상황에서 독주하듯 치러진 선거라 그의 당선은 정해진 결과였음에도 그는 더 확실한 결과를 원했던 것 같다. 아프리카연합 등 주요 외부 선거감시단이 지적하듯 투표와 개표 과정의 투명성과 민주성은 부족했고, 군경은 선거와 정권에 저항하며 거리에 나선 시민에게 실탄을 발포했다. 시위가 시작된 선거 당일부터 탄자니아 전국의 인터넷이 차단되는 바람에 5일이 지나서야 세상에 전해진 탄자니아의 소식은 끔찍했다. 허위 정보도 적지 않았지만, 국가 폭력의 규모와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전하기엔 충분한 사진과 이야기, 보도가 이어졌고, UN의 인권전문가는 사망자가 최소 7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군인과 경찰이…

  •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국익’ 대신 원칙을 논의하자

    지난 글(https://dala-dala.com/archives/461)에서 한국의 ODA(공적개발원조)를 상업적·외교적 국익에 연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것 같다는 문제를 언급했다. 얼마 전엔 행정연구원에서 “한국 국제개발협력의 철학과 목적: 우리가 추구해야 할 국익과 실현 방향”을 주제로 토론회도 열렸는데, “국익”의 의미를 지구촌 공동 번영이나 평화로까지 확장하면서도 “국익”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점이 흥미로웠다. 한국 정부의 ODA 최상위 정책 문서인 국제개발협력 종합계획에 “국익”이 처음 전면에 등장한 것은 2021년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일 것이다. 해당 문서는 2021~2025년 한국 정부 국제개발협력의 비전을 “협력과 연대를 통한 글로벌 가치 및 상생의 국익 실현”으로 설정했다. “상생의 국익”의 내용에는 ODA 사업에 있어 민간건설사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정부 대외정책과의 연계를 강화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사실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를 지원하기 시작한…

  •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2026-2030) 짧은 메모

    2월 26일자로 발표된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6-2030)을 처음 읽으며 남긴 메모를 정리해보았다. 3차 종합기본계획에서 비전에 처음 등장한 “국익”이라는 단어가 비전에서 빠졌지만, 오히려 그 자리를 K-ODA가 대체하며 국익과 한국 내세우기가 더 강해졌고, 모든 프로젝트를 상위 정책에 연계한다는 하향식 접근은 협력국의 요구를 배제하고 국제개발협력의 민주성과 다양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제4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 다운로드: https://www.odakorea.go.kr/kor/bbs/PlanAndResulList?bbs_id=kor_001 1. 한국의 상업/외교적 국익과 ODA 연계 기조 심화 2쪽. “미·영·일 등은 국익을 위한 대외원조 정책을 강화하고 자국 대외경제 미 외교·안보적 이익과의 전략적 연계 추진3쪽. “세계적인 국익 중시 경향이 심화되면서, 우리 ODA도 외교·안보·경제 등 대외정책과의 연계 강화 요구 증대30쪽. “△지리적 인접성 △경제 연결성이 높은 ‘아시아 중심’ 기조 강화”…

  • 땅을 딛고, 때때로 주저앉고. 동자동 공공주택 촉구 청와대 행진

    5년 전, 문재인 민주당 정부는 동자동 쪽방 주민의 재정착을 포함한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을 발표했다. 지난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도 쪽방촌 대책으로 도심공공주택 사업을 공약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또 해가 바뀌어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그사이 153명의 동자동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고, 더 많은 이들이 춥고 덥고 좁은 쪽방에서 그 세월을 버텨냈다. 버티고 스러질 뿐 아니라 동자동을 가꾸고 서로를 돌보고 길에서, 광장에서 다른 이들과 나란히 서고 같이 주저앉아 공간을 열기도 했다. 이렇게 기다릴 만큼 기다린 동자동 주민, 그리고 돈이 아닌 삶을 위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이들은 오늘 정부에 물어보자며 153명의 영정을 들고 청와대로 향했다. 그리고 청와대 앞에서 언제 공공주택을 추진할 것인지를…

  • 거리과 경계에서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2025 홈리스 추모제

    2025년 한해 서울에서만 400명이 넘는 사람이 거리에서, 혹은 쪽방이나 시설 같은 주거의 경계에서 세상을 떠났다. 대부분은 법적 연고자가 없거나 연고자가 장례를 포기한 무연고 사망자인데, 이들은 국가 통계에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제도와 주류 사회는 홈리스의 삶과 죽음을 늘 내몰고 지우지만, 이들은 지워질 수 없다. 그들의 삶은 수천수만의 사람과 얽혀왔고, 거리의 이웃과 동료는 그들을 생생히 기억하며 살아간다. 내몰림 혹은 벗어남의 궤적은 우리 사회가 어떻게 차별하고 배제하는지 혹은 숨막히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일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이 되면 서울역 광장에 모여 한해동안 돌아가신 홈리스를 함께 기억하고 기록한다. 무연고자의 사회적 연고자가 되어 그 삶과 죽음을 마음에 품고 홈리스도 자기답게 사는 세상, 차별과 배제, 혐오…

  • 버섯을 보고 버섯처럼 쓰다: <세계 끝의 버섯> 애나 칭 2015/2023

    세계 끝의 버섯: 자본주의의 폐허에서 삶의 가능성에 대하여 (The Mushroom at the End of the World: On the Possibility of Life in Capitalist Ruins 애나 로웬하웁트 칭 Anna Lowenhaupt Tsing, 2015 버섯처럼 이 책은 자본주의의 경계와 폐허에서 생명을 찾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자본주의 체제는 그동안 인간과 비인간 모두를 소외(“마치 생명의 얽힘 관계는 중요하지 않다는 듯이 독립할 수 있는 능력”(p.29))시키며 부를 축적하고 성장을 지속했다. 자본주의는 특정한 종류의 자원을 캐내기 위해 이곳저곳의 경관을 그 자원을 중심으로 단순화하는데, 더 이상 자원을 생산하지 못하는 장소는 유기되어 폐허가 되거나 자원과 관계없는 장소는 쓸모없는 것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영원한 발전과 확실한 혜택을 약속하는 자본주의의 꿈이 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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