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탄자니아 대통령 선거 날 시작된 시위와 정부의 폭력적 진압, 그렇게 취임한 사미아 술루후 하산(Samia Suluhu Hassan) 대통령의 강경 대응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소셜미디어 등을 감시하며 야권 정치인과 시위 관련 틱톡 챌린지를 올린 시민을 포함, 200여 명을 반역 혐의로 체포했다. 시위 진압에서의 사망자가 수천에 이른다는 주장도 있고, 이번 주에는 UNHCR의 볼커 튀르크 대표가 탄자니아의 선거와 관련해 일어난 살인과 여러 인권 침해 사안의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관련 기사)

정치와 관련된 폭력 사태가 반복되거나 장기독재가 이어지는 이웃 나라들에 비해 평화롭고 안정적이었던 편인 탄자니아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사미아 술루후 대통령은 탄자니아의 장기 집권 여당인 CCM 소속 정치인으로, 2015년과 2020년 존 폼베 마구풀리(John Pombe Magufuli)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당선되었다가 2021년 마구풀리 대통령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당시 사람들은 마구풀리 대통령의 언론과 야당 탄압의 수위가 올라가던 시기라 술루후 대통령이 보다 민주적인 대통령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술루후 대통령은 오히려 더 극단적인 방식으로 야권과 시민을 탄압하고 정권 연장을 시도했다. 2025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제1야당 CHADEMA의 툰두 리수(Tundu Lissu)가 반역 혐의로 수감되었고, 제2야당 ACT-Wazalendo 루하가 음피나(Luhaga Mpina)는 당내 후보 선출 과정의 부적절성을 이유로 후보 등록이 거절되었다. 그렇게 선거는 술루후 대통령의 독주 구도로 치러지게 되었다.
그리고 선거 당일, 아프리카연합(AU)와 남부아프리카발전공동체(SADC)의 선거감시단이 지적하듯 투표와 개표 과정은 민주적이고 투명하다고 하기에 문제가 많았고, 투표소에 나타난 사람도 매우 적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월 1일 선거관리위원회는 술루후 대통령이 87%라는 높은 투표율에 98%라는 어마어마한 득표율로 당선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선거감시단이 관찰한 내용과도 다른 결과이자 탄자니아에 1992년 다당제가 재도입된 이후 치러진 여느 선거와 비교해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투표율과 득표율이었다.

탄자니아 역대 선거 결과. Source: The CHANZO
투표 당일부터 청년을 중심으로 한 시민들은 선거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시위에 나섰고, 정부는 실탄을 동원한 강경 진압에 나섰다. 선거 당일, 인터넷은 끊기고 통행 금지령이 내려진 깜깜하게 고립된 상황 속에서 탄자니아 시민들은 국가 폭력의 공포에 떨었다. 약 5일간의 인터넷 차단이 풀린 이후 사태의 진상이 조금씩 알려졌지만, 술루후 대통령은 선거는 공정했고, 일부 외국인이 선동한 시위로 인한 사망자가 있었다고 주장하는 등 언론과 인권 단체 등이 제기하는 선거 부정과 학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사망자 수는 수백에서 수천 명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정부의 검열과 특히 외국인에 적대적인 대응으로 정확한 진상에 대한 규명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비록 정권 교체가 일어난 적은 없지만 야당이 여러 제약 속에서도 성장해 나가던 탄자니아에서 이런 참사가 벌어져서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무겁고 두려운 마음으로 탄자니아의 친구들에게 “uko salama?”(괜찮니? 평화롭니?)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몇몇 친구들은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은 괜찮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하지만 여전히 전화도 메신저도 받지 않는 친구가 있어 걱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