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전, 문재인 민주당 정부는 동자동 쪽방 주민의 재정착을 포함한 동자동 공공주택사업을 발표했다. 지난 선거에서 이재명 후보도 쪽방촌 대책으로 도심공공주택 사업을 공약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또 해가 바뀌어도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그사이 153명의 동자동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고, 더 많은 이들이 춥고 덥고 좁은 쪽방에서 그 세월을 버텨냈다. 버티고 스러질 뿐 아니라 동자동을 가꾸고 서로를 돌보고 길에서, 광장에서 다른 이들과 나란히 서고 같이 주저앉아 공간을 열기도 했다. 이렇게 기다릴 만큼 기다린 동자동 주민, 그리고 돈이 아닌 삶을 위한 변화가 가능하다고 믿는 이들은 오늘 정부에 물어보자며 153명의 영정을 들고 청와대로 향했다. 그리고 청와대 앞에서 언제 공공주택을 추진할 것인지를 답하고 동자동 주민의 목소리를 들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는 누구도 나오지 않았고, 주저앉아 답을 기다리겠다는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경찰의 불법과 폭력이었다. 우리 천막이 다 부서지고 사람들이 다친 뒤에야 면담 일정을 약속했지만, 이재명 정부가 민중을 대하는 태도는 이미 찢어졌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코스피가 5000이 넘었다며 환호했다. 이재명 정부는 고장 난 라디오처럼 인공지능과 K문화강국을 중얼대며 자본가들에게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다. 더 높이 더 많이에 중독되어 땅에 발 딛지 않고 우상향의 그래프를 타고 날아갈 수 있는 양 군다. 하지만 우리네 세상을 버티는 것은 땅에 발 딛고서 그 자리를 가꾸는 사람들, 서로를 조금씩 헐어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우상향의 환상에서 깨어나 땅에 삶에 발을 붙이고 살자.
(2026.1.26.)

